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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서 추천

[예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전시물 - 초기 르네상스

by 열정 전파자 2024.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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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후, 초기 르네상스 전시실에 서서 기분 좋게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한 남자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두초가 그린 〈성모와 성자〉의 아름다운 베일 주름과 그 리듬, 섬세함을 응시하고 있다. 그가 나에게 말을 건다. “이 그림들은….” 그는 두초의 작은 걸작을 보며 말한다.

그림들의 대부분은 일꾼 개념의 예술가들과 그들의 일꾼 같은 조수들이 부유한 후원자나 교회의 의뢰를 받고 그린 것이다. 안료를 갈아서 우려내고, 금을 찧어 금박을 만들고, 나무 패널을 잘라 준비하고, 그림의 구성을 균형에 맞춰 디자인하고, 윤곽선을 스케치하고, 페인트를 조심스럽고 신중한 붓질로, 층층이, 날마다, 중세시대 특유의 인내심을 가지고 칠했을 것이다.

보통 천사나 성인 같은 소재를 그렸는데 그것들을 거의 상징적 기호에 가까운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잘 묘사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두초의 이 그림은 르네상스 초기에 그린 거예요. 그때는 사람 자체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던 시기였어요.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그들의 삶과 꿈은 무엇으로 구성되는지. 그 이전에는 인간이란 지구에서 짧은 생을 보낸 후에 내세로 나아가는 죄 많고 타락한 생명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건 상당히 새로운 견해였어요.

 

The Heart of the Andes 안데스의 오지

“이 재능 있는 예술가들….” 그녀는 〈안데스의 오지Heart of the Andes〉(프레더릭 에드윈 처치Frederic Edwin Church의 대형 풍경화. 1857년 봄의 에콰도르 여행에서 그린 수많은 스케치를 바탕으로 안데스산맥의 풍경을 묘사했다–옮긴이)의 광활한 풍경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린다. “얼마나 아름답게 그렸는지 좀 봐요… 얼마나 능숙하게 잘 그렸는지… 몇 달, 몇 년 동안 잊혀지지가 않지요… 계속 떠올리게 되죠. 휴식 같은 곳으로 나를 계속 데려다놓아요… 대단해… 사진을 보고 그린 것도 아닌데. 단지 눈으로 본 것일 텐데… 그리고 그렸을 텐데 말이죠….”

  내가 그녀에게 또다른 아메리카 대륙의 풍경화인 〈강의 곡류The Oxbow〉(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홀리요크산에서 내려다보이는 코네티컷강 중류의 풍경을 묘사한 대형 풍경화. 자연과 문명의 충돌이라는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한 걸작으로 꼽힌다–옮긴이)가 있다고 알려주자 그녀는 “그걸 들여다보러 가야겠네요”라고 답한다.

The Oxbow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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